영포자의 오픽 후기

우선 필자는 한국의 흔한 주입식 영어 교육을 받고 자라, 영어 프리토킹이라곤 아임파인땡큐앤유만 할 줄 아는 영어울렁증 영포자임.

영어 한 줄만 봐도 눈앞이 하얘지는... 암튼 영어를 정말 싫어하고 못하는데 인턴 지원을 위해 오픽 점수가 필요했고 급하게 준비해서 따게 됐다. 

 

우선 결과부터 말하자면 IM2임. 잘한 점수 아닌 건 알고 있고 어디가서 내놓을 만한 점수 아니긴 한데, 영어로 말 한마디 못했던 나에게는 과분한 점수라고 생각함.

 

인터넷에 보면 뭐 1주일만에 IH~ AL~ 이런 후기들 많은데 이분들은 원래 베이스가 있으신 분들이고... 나처럼 영어로 아임파인땡큐밖에 못 말하는 영포자들을 위해 후기 남김

 

 

 

준비는 한 1주일 정도 하긴 했는데... 사실상 제대로 준비한 건 시험 전 주말 이틀이다. 

평일에는 학교 공부 때문에 하루에 한시간 정도밖에 못 쓴 것 같다.

 

 

우선 내가 한 건 오픽노잼 im시리즈 정주행과 해커스 opic start 1회독, 내 얘기로 스크립트 쓰기, 여우오픽 모의고사 이정도임

 

 

오픽노잼이 워낙 유명해서 이것부터 봤는데, 솔직히 노베가 바로 볼만한 내용은 아님.

일단 오픽노잼은 짧더라도 제대로된 문장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어떤 식으로 답변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전략, 팁들을 알려주는 느낌인데, 나같이 아임파인땡큐밖에 못말하는 저주받은 영포자들은 팁을 배워봤자 바로 써먹을 수가 없다. 

그래도 메인 포인트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나, 필러나 이런 것들은 꽤 도움이 됐다.(그래봤자 시험장에서는 you know랑 i mean밖에 못써먹음..)

 

개인적으로 어느정도 영어 베이스가 있으신 분들이 오픽노잼을 보시면 엄청나게 도움되긴 할 것 같다. 

베이스 없더라도 한번쯤은 훑어보면 도움은 된다.

 

 

해커스 책은 거기있는 스크립트를 외우진 않았고 문제랑 단어 표현들만 좀 참고했다.

애초에 남의 스크립트 외우는 건 비추할 뿐더러(시험장에서 생각 안나면 멘붕올 뿐만 아니라 스크립트 냄새나면 바로 낮은 점수 때려버리는게 오픽이다...)  해커스 책의 답변 자체가 그렇게 좋은 것 같진 않다. 너무 팩트만 나열하는 느낌이고 좀 딱딱함

 

그래서 해커스 문제들 보면서 내 얘기로 스크립트를 써서 정리했다. 

우선 답변의 메인포인트를 정하고, 한글로 말할 내용들을 짧게 적은 뒤, (파파고의 도움을 받아) 스크립트를 썼음.

그 다음 한글만 보고 영어로 말하는 연습을 했음.

이게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주말 내내 아무것도 못하고 이것만 했다..

 

 

여우오픽은 시간이 없어서 다는 못하고 난이도 3-4로 5개정도 했다. 하면서 많이 멘탈이 깨지긴 했지만 돌발질문에 대답하는 연습에 도움이 됐음. 

 

 

 

 

시험 얘기로 넘어가보자면, 나는 IL이 목표였어서 난이도 3-3으로 응시했다. (근데 실제로 봐보니까 IL이 목표이신 분들은 진짜 마음 편하게 가셔도 될 것 같다. 오픽은 스크립트 냄새만 안나면 정말 점수 후하게 주는 시험인 것 같다.)

 

시청센터가 집이랑 가장 가까워서 여기로 신청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까 여기가 후기가 좋더라. 실제로 자리도 널찍하고 괜찮긴 했음. 근데 입장할 때 신분증이랑 얼굴 대조를 안함. 여기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허술하게 하는데 대리시험 문제 없나 싶었음.

그리고 후기중에 다른 사람들 말하는 소리 때문에 당황할 수 있다는 글을 좀 봐서 걱정했는데 하~나도 신경 안쓰였다. 애초에 헤드셋 볼륨이 엄청 커서 에바 목소리밖에 안들리고 다른 사람들 신경 전혀 안쓰인다.

 

 

문제는 집, 카페, 롤플레이로 재활용, 에바한테 사는 곳 질문하기, 그리고 다른 하나는 돌발이었는데 문제를 제대로 못알아들어서 암쏘리하고 넘겼다.

 

한 20분도 안되어서 나왔다. 아마 내가 제일 먼저 나온 것 같다. 내가 발화량이 좀 적은 것도 있었고 나는 긴장하면 말을 좀 빠르게 하는 스타일이라 완전 속사포처럼 대답하는 바람에....

 

 

서베이 문제는 무난하게 집 문제랑 카페가 나와서 잘 대답했다. 근데 롤플레이로 재활용 나온 순간부터 멘붕이 와서 하나도 제대로 대답을 못했다. 안 그래도 내가 롤플레이에 약했어서 제대로 된 질문을 진짜 하나도 못했다. 도중에 거의 한 10초 pause하기도 했고(ㅋㅋ) 문장도 그냥 엉망진창이었음ㅋㅋㅋ 질문 자체도 서너개 다 못채우고 한두개 하다가 아 더 이상 말했다간 진짜 NH 나오겠다 싶어서 마무리도 안하고 급하게 끊었다.

그렇게 재활용 롤플레잉에서 멘탈 탈탈 털리고 경험 묻는 문제는 그냥 패스했다.

 

돌발도 질문을 못 알아들어서 패스했고.. 에바한테 질문하는 문제도 질문 하나만 제대로 하고 또 한 10초 pause하다가 개떡같은 질문 하나 더 하고 그냥 바로 끝냈다ㅋㅋㅋ

 

 

진짜 롤플레이를 NH급으로 망쳐가지고..... 시험 끝내고 나오는데 '아 이건 잘나와야 IL이다' 싶었다.

 

 

근데.... 진짜... IM2가 나올 줄은 몰랐다. 어디서 롤플레이랑 돌발 망하고 서베이만 제대로 대답하면 최대 IL~IM1이라고 봤어가지고... 정말 의외였다. 

 

아마 내 생각엔 그래도 내가 발음은 그나마 괜찮은 편이고 말도 좀 빠르게 해서 그런게 아닌가... 싶음. 진짜 문장만 보면 IL 이하인데 그래도 필러 섞고 오바쌈바 연기하면서 대답했더니 좀 후하게 준 것 같다.... 오바쌈바 떠는 게 진짜 중요하다. I like coffee같은 초딩 영어 문장도 오바쌈바육갑떨면서 대답하면 IM 준다ㅋㅋ

 

 

 

아무튼 영어랑 담 쌓고 사는 영포자치고는 나쁘지 않은 점수를 받은 것 같아서 만족한다. 근데 한 번 봐보니까 약간 욕심이 생겨서 여름방학 때 좀 더 공부해서 IH나 AL 목표로 한 번 더 볼 생각이다.